책리뷰

[책 리뷰] 우화적인 SF <클라라와 태양>

dxd_tourist 2022. 12. 5. 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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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라와 태양
2017년 노벨 문학상을 수상하며 명실상부 현대 영문학을 대표하는 최고의 작가로 꼽힌 작가 가즈오 이시구로가 노벨상 수상 이후 최초로 장편소설을 발표했다. 2021년 3월 3일 영국에서 가장 먼저 출간된 이 책은 현재 30개국에 판권이 팔려 미국 캐나다 호주 일본 등에서 연달아 출간되고 있으며, 한국에서는 민음사를 통해 출간되었다. 전 세계 독자가 손꼽아 기다려 온 이번 작품 『클라라와 태양』은 인공지능 로봇과 한 소녀의 이야기를 담았으며, 출간 즉시 언론의 격찬과 독자들의 열광 속에 영국 베스트셀러 1위, 미국 《뉴욕 타임스》베스트셀러 3위, 호주 1위, 캐나다 2위에 올랐다. 또한 소니 픽처스가 영화화 판권을 획득하여 곧 영화화될 예정이다.
저자
가즈오 이시구로
출판
민음사
출판일
2021.03.29

 

2017년 노벨상을 받고 세계의 관심을 한 몸으로 받으며 칩거에 들어갔던 작가 가즈오 이시구로가 무려 6년 만에 선 보인 장편소설 <클라라와 태양>. 작가가 딸에게 들려줬던 이야기를 발전시켜 완성한  우화적인  SF라는데요. 전 세계 30개국 출간됐고 출간과 동시에 영어권 문화에서 베스트셀러로 등극했다고 합니다. 소니픽쳐스에서 영화화까지 결정했다는 <클라라와 태양>을 소개할게요. 


가즈오 이시구로의 클라라와 태양 표지
가즈오 이시구로의 클라라와 태양

친구 로봇 클라라

이야기의 배경은 멀지 않은 미래로 추정되는데요. <나를 보내지 마>에서는 복제인간 캐시의 시선이었다면 <클라라와 태양>은 아이들의 친구로 제작된 인공지능 로봇 AF(Artificial Friend) 클라라의 시점에서 그려지는 이야기입니다. 클라라는 가게의 쇼윈도 밖 세상과 잡지를 보면서 인간의 행동을 유심히 관찰하는 걸 좋아하는데요. 덕분에 남다른 공감능력을 자랑하는 특별한 AF가 됩니다. 운명적으로 만난 인간 소녀 조시의 AF로 선택된 클라라는 최고의 친구가 되기 위해 최선을 다 하는데요. 조시를 위해 희생도 감수하는 클라라는 마지막 순간까지도 행복했노라 말합니다. 정말 인형처럼 친구 로봇을 사주는 세상이 곧 오지 않을까요? 

 

인공지능 로봇의 시선으로 본 인간

클라라의 시선으로 그려지는 이야기는 마치 독자가 인공지능 로봇이 된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킵니다. 사물을 여러 개의 상자로 인식하는 인공지능 로봇의 시선으로 모든 것이 그려지니까요. 클라라의 시점에서 '본다'라기보다는 '나타난다'라는 표현을 자주 씁니다. 클라라는 시야에 나타나는 모든 것이 데이터이고 그것들을 종합해서 판단하고 행동하는데요. 조시와 조시의 가족, 친구들, 주변 인물들의 행동과 말의 미묘한 변화까지도 감지하고 그들의 감정을 읽고 소통하는 특별한 AF입니다. 그런 클라라의 통해 본 사람의 마음은 참 복잡하고 어렵습니다. 방 안에 방이 있고, 그 방 안에 또 방이 있고, 또 그 방 안에 방이 있고.... 뭐 이런 식이죠. 

 

 

희망, 한 가닥의 희망이면 충분해.

복잡한 인간과 달리 인공지능 로봇인 클라라는 간단합니다. 그래서 행동도 더 쉽습니다. 조시의 AF로서 조시를 위해 뭐든 합니다. 자신의 희생도 불사하니까요. 조시를 위해 태양의 자양분을 얻으려고 노력하는 클라라는 태양과 모종의 거래를 하는데요. 그것에 희망을 걸고 뚜렷한 목표를 향해 나아갑니다. 객관적으로 봤을 때 말도 안 되는 희망이지만, 헛된 희망일지라도 한 가닥의 희망만으로도 클라라는 충분합니다. 어찌 보면 우리 인간도 그렇지 않을까요? 각자의 신념, 각자의 희망을 안고 살아가잖아요. 그런데 그 희망이 사라진다면 삶의 의미조차 흔들리곤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클라라의 순수한 믿음이 부러웠습니다.  

 

미래에도 인간사는 별반 다르지 않다.

로봇에 대체된 인간들, 향산된 아이들 같은 낯설지만, 미래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갖게 하는 소재들도 등장합니다. 대체된 후 오히려 새로운 관점으로 세상을 보게 됐다는 조시의 아버지 폴. 여전히 대체되는 것이 두려운 조시의 어머니 크리시. 향상을 거부한 채 자유롭게 살아가는 릭, 향상된 제도 안에서 대학생이 된 조시 등등. 인공지능 로봇만 없을 뿐 대체니, 향상이니 하는 얘기도 생각해 보면 지금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마치 대학 입시를 위해 사는 아이들과 학교 밖에서 길을 찾는 아이들, 경쟁사회에서 밀린 사람들과 버티는 사람들 등등. 그리 낯선 이야기가 아니었습니다. 언제나 '나'를 지키며 산다는 것은 참 어려운 일인 것 같습니다.

 

결국 뻔한 장난감의 운명

<클라라와 태양>을 읽는 내내 토이스토리의 우디 생각이 많이 났습니다. 클라라 역시 아이들의 친구로 만들어진 향상된 장난감이라 말할 수 있으니까요.  아이들은 성장하고 더 이상 장난감을 필요로 하지 않게 됩니다. 결국 장난감의 운명은 뻔합니다. 그럼에도 자신의 소명을 다 하는 클라라는 끝까지 행복했다, 고맙다 말합니다. 그런 클라라가 안쓰럽고, 인간들이 참 못됐다 싶기도 하지만, 사실 자기 할 일을 잘 해내는 인간이 얼마나 될까요? 하지 못한 일에 미련을 두고 불만만 토로하는 인간들이 우리 주변엔 정말 많습니다. 저 역시 그중 한 명이고요. 그런 면에서 클라라는 정말 행복하다 믿고 싶습니다. 


영화로도 제작된다니 클라라가 태양에게 부탁하기 위해 맥베인 씨의 헛간을 찾는 장면이 특히 기대됩니다. 인공지능 로봇 클라라의 시점에서 묘사하는 노을이 매우 인상적이었는데요. 앞으로 꽤 오랫동안 태양이 쉬러 가는 시간이면, 노을을 지는 하늘을 올려다보며 <클라라와 태양>을 떠올릴 것 같습니다. 이젠 클라라도 쉬러 갔으면 좋겠네요. 

 

 

 
클라라와 태양
2017년 노벨 문학상을 수상하며 명실상부 현대 영문학을 대표하는 최고의 작가로 꼽힌 작가 가즈오 이시구로가 노벨상 수상 이후 최초로 장편소설을 발표했다. 2021년 3월 3일 영국에서 가장 먼저 출간된 이 책은 현재 30개국에 판권이 팔려 미국 캐나다 호주 일본 등에서 연달아 출간되고 있으며, 한국에서는 민음사를 통해 출간되었다. 전 세계 독자가 손꼽아 기다려 온 이번 작품 『클라라와 태양』은 인공지능 로봇과 한 소녀의 이야기를 담았으며, 출간 즉시 언론의 격찬과 독자들의 열광 속에 영국 베스트셀러 1위, 미국 《뉴욕 타임스》베스트셀러 3위, 호주 1위, 캐나다 2위에 올랐다. 또한 소니 픽처스가 영화화 판권을 획득하여 곧 영화화될 예정이다.
저자
가즈오 이시구로
출판
민음사
출판일
2021.03.29

 

https://youtu.be/JtA6hnbU1x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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