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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 외로움에 대한 이야기 <가재가 노래하는 곳>

dxd_tourist 2022. 9. 15.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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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재가 노래하는 곳
평생 야생동물을 연구해온 생태학자 델리아 오언스가 일흔이 가까운 나이에 펴낸 첫 소설 『가재가 노래하는 곳』. 미국 남부의 노스캐롤라이나주 아우터뱅크스의 해안 습지를 배경으로 마을의 인기 스타 체이스 앤드루스의 살인사건과 문명의 수혜를 받지 못한 채, 습지에서 홀로 살아남은 여자아이 카야 클라크의 성장담을 한 줄기로 엮어낸 작품이다. 어느 가을 아침, 마을의 인기 스타 체이스 앤드루스가 노스캐롤라이나 해변의 습지에서 시체로 발견된다. 마을 주민들의 의심은 습지에서 홀로 살아남은 여자아이, 카야 클라크에게 향한다. 사람들은 카야를 야만인이라 여겼지만 실상은 달랐다. 오랫동안 자연을 벗 삼아 삶의 교훈을 스스로 깨친 카야는 누구보다도 예민한 감성과 뛰어난 재능을 가진 인물이다. 스스로를 고립시키며 생을 유지하던 카야에게도 거스를 수 없는 외로움이 찾아오고, 마을 청년 둘이 그 독특한 매력에 끌려 다가온다. 으스스한 야생성과 마술적인 매혹을 한 몸에 지닌 카야, 거부할 수 없는 남성적 매력을 지닌 체이스, 습지를 이해하는 완벽한 짝 테이트. 그저 순리대로 흘러갈 것 같던 이야기는 예상치 못한 급류를 만나고, 상상도 못 할 반전으로 치닫는데……. 아프리카에서 야생동물을 관찰하고 연구 성과를 정리한 논픽션 세 편으로 이미 전 세계에 명성을 떨친 저자의 특이한 이력은 습지의 생태 묘사에서 힘을 발휘한다. 더불어 여성의 독립, 계급과 인종, 자연과 인간의 관계, 진화적으로 바라본 인간의 본성, 과학과 시 등 예리하게 던지는 시의적절한 화두들은 이 이야기의 매력이 단순히 재미에 머물지 않음을 증명해 보인다.
저자
델리아 오언스
출판
살림
출판일
2019.06.21

 

지인의 추천으로 델리아 오언스의 소설 <가재가 노래하는 곳>를 도서관에서 대출했습니다. 좋다는 얘기만 듣고 책에 대한 정보 전혀 없이 도서관에서 받아 든 책은 꽤 두꺼웠습니다. 그 두께에서부터 제 예상을 비껴가더니 가볍게 읽을 수 있을 거란 막연했던 저의 기대 역시 잘못짚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6살 카야가 전해오는 이야기는 꽤나 묵직했고, 뒤로 갈수록 예사롭지 않은 이야기임을 직감했습니다. 곧 영화로도 개봉된다는 델리아 오언스의 소설 <가재가 노래하는 곳>을 소개하겠습니다.


자연의 일부로 성장하는 한 소녀의 일대기

캐롤라이나 해변의 습지에 외딴 판잣집이 있습니다. 카야는 그곳에서 가족들과 함께 살았지만, 폭력적이고 무책임한 아버지 때문에 엄마가 집을 나가고, 형제들도 하나둘 집을 떠납니다. 아버지와 단둘이 집에 남겨진 카야는 자신을 떠난 가족들을 그리워하며 집을 지키는데요. 아버지 역시 집에 오는 날이 점점 줄더니 결국 떠나고 맙니다. 외딴 판잣집에 홀로 남겨진 카야는 스스로 살아가는 법을 배웁니다. 삶의 모든 것을 대자연으로부터 배운 카야는 자연의 일부로 성장합니다. 자연에서 보고 배운 것을 끝없이 채집하고, 기록하며 자신의 존재감을 확인합니다. 그렇게 카야는 야생적인 매력이 더 해진 여성으로 성장합니다. 그런 카야에게도 사랑이 찾아오는데요. 카야는 과연 사랑도 이루고 그 지독한 외로움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을까요? 체이스를 죽인 범인은 과연 누굴까요? 살인사건과 얽히면서 이야기는 점점 몰입도를 높여갑니다.

나이 일흔에 소설가로 데뷔한 생태학자

작가 델리아 오언스는 미국 조지아대에서 동물학을 전공하고 캘리포니아대에서 동물행동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생태학자입니다. 아프리카에서 7년 동안 야생동물을 관찰한 기록들을 책으로 펴냈고, 다수의 학술지에도 글을 기고했지만, 소설은 <가재가 노래하는 곳>이 처음이라는데요. 무려 일흔에 가까운 나이에 생애 첫 번째 소설을 냈다는 사실에 정말 멋진 분이랑 생각을 했습니다. 나이가 들어도 감성은 늙지 않는다는 말이 새삼 떠올랐습니다. 6살 카야부터 노년의 카야까지 섬세하게 그릴 수 있는 작가의 재능도 결국, 연륜에서 온 것이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작가가 생태학자이기 때문에 전문적인 지식을 배경으로 자연 속에서 살아가는 카야의 모습이 더 생생하게 그려졌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인간의 최대 약점은 외로움

폭력적인 한 사람이 얼마나 많은 사람을 불행하게 만드는지 <가재가 노래하는 곳>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폭군이 군림하는 집은 지옥입니다. 카야는 모두가 자신을 떠났다 생각했지만, 사실 그들은 카야를 떠난 게 아니라 지옥 같은 집을 떠난 것이었습니다. 물론 그 지옥에 어린 카야를 두고 떠나면 안 되는 것이었지만요. 그렇게 사람은 마지막 순간엔 누구나 이기적일 수밖에 없는 걸까요? 그들이 이해가 되면서도 씁쓸하고 슬펐습니다. 작가 델리아 오언스가 <가재가 노래하는 곳>은 외로움에 대한 이야기라고 말했다죠. 언제나 의연해 보였던 카야도 결국은 늘 언제나 외로움과 싸웠다는 사실이 마음 아팠습니다. 결국 그 외로움 때문에 위험에 처하기도 하지만, 또 외로움 때문에 행복을 찾기도 합니다. 역시 인간의 최대 약점은 외로움이란 저의 생각을 다시금 확인하게 해 준 소설이었습니다.

가재가 노래하는 곳은 어딜까?

한결같은 판잣집과 자연만이 카야를 배신하지 않습니다. 카야 역시 집을 배신하지 않습니다. 집은 그런 곳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늘 기다리는 존재. 나를 기다리는 그 무언가가 있다는 건 참 든든한 일입니다. 그곳에 사랑하는 사람까지 있다면 뭘 더 바랄 수 있을까요? 결국 갈 수 있는 한 멀리까지 가보고도 언제든 돌아올 수 있는 판잣집이 카야에겐 가재가 노래하는 곳이 아니었을까 짐작해봅니다.


영화로 만들어진 <가재가 노래하는 곳>는 또 어떤 느낌일지 궁금합니다. 책을 읽는 내내 영화처럼 장면 장면들이 생생하게 머릿속에 그려졌는데요. 북미에서는 이미 영화로 개봉했다는 소식이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영화로 볼 수 있는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습니다. 원작 소설과 영화를 비교해 보는 재미가 쏠쏠하거든요.

 

 
가재가 노래하는 곳
평생 야생동물을 연구해온 생태학자 델리아 오언스가 일흔이 가까운 나이에 펴낸 첫 소설 『가재가 노래하는 곳』. 미국 남부의 노스캐롤라이나주 아우터뱅크스의 해안 습지를 배경으로 마을의 인기 스타 체이스 앤드루스의 살인사건과 문명의 수혜를 받지 못한 채, 습지에서 홀로 살아남은 여자아이 카야 클라크의 성장담을 한 줄기로 엮어낸 작품이다. 어느 가을 아침, 마을의 인기 스타 체이스 앤드루스가 노스캐롤라이나 해변의 습지에서 시체로 발견된다. 마을 주민들의 의심은 습지에서 홀로 살아남은 여자아이, 카야 클라크에게 향한다. 사람들은 카야를 야만인이라 여겼지만 실상은 달랐다. 오랫동안 자연을 벗 삼아 삶의 교훈을 스스로 깨친 카야는 누구보다도 예민한 감성과 뛰어난 재능을 가진 인물이다. 스스로를 고립시키며 생을 유지하던 카야에게도 거스를 수 없는 외로움이 찾아오고, 마을 청년 둘이 그 독특한 매력에 끌려 다가온다. 으스스한 야생성과 마술적인 매혹을 한 몸에 지닌 카야, 거부할 수 없는 남성적 매력을 지닌 체이스, 습지를 이해하는 완벽한 짝 테이트. 그저 순리대로 흘러갈 것 같던 이야기는 예상치 못한 급류를 만나고, 상상도 못 할 반전으로 치닫는데……. 아프리카에서 야생동물을 관찰하고 연구 성과를 정리한 논픽션 세 편으로 이미 전 세계에 명성을 떨친 저자의 특이한 이력은 습지의 생태 묘사에서 힘을 발휘한다. 더불어 여성의 독립, 계급과 인종, 자연과 인간의 관계, 진화적으로 바라본 인간의 본성, 과학과 시 등 예리하게 던지는 시의적절한 화두들은 이 이야기의 매력이 단순히 재미에 머물지 않음을 증명해 보인다.
저자
델리아 오언스
출판
살림
출판일
2019.06.21

 

https://youtu.be/gaA5gdhcII4

보고듣는 독후감 <가재가 노래하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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