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리뷰

[책 리뷰] 진실과 믿음에 대한 이야기 <죽이고 싶은 아이>

dxd_tourist 2022. 8. 31.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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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이고 싶은 아이(우리학교 소설 읽는 시간)
십 대들의 외롭고 불안한 내면을 따뜻하게 어루만져 주는 작품으로 주목받아 온 이꽃님 작가가 결말을 예측할 수 없는, 놀랍도록 흡인력 있는 작품으로 돌아왔다. 『죽이고 싶은 아이』는 한 여고생의 죽음이라는, 결코 평범하지 않은 이야기를 통해 독자들에게 진실과 믿음에 관한 이야기를 건넨다. 소설의 주인공인 주연과 서은은 둘도 없는 단짝 친구다. 두 사람이 크게 싸운 어느 날, 학교 건물 뒤 공터에서 서은이 시체로 발견되고 가장 유력한 용의자로 주연이 체포된다. 그런데 어찌 된 일인지 주연은 그날의 일이 도무지 기억나지 않는다. 주연은 정말 서은을 죽였을까? 이야기는 주연과 서은에 대해 증언하는 열일곱 명의 인터뷰와 주연의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가 교차되는 독특한 방식으로 전개된다. 인터뷰이에 따라 주연과 서은이 어떤 아이였는지, 둘의 관계는 어땠는지가 시시각각 변모해 간다.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며 독자를 혼란에 빠뜨리는 예측 불가능한 전개는 독자들에게 끝까지 책을 손에서 놓지 못하게 하는 엄청난 몰입감을 선사한다. 『죽이고 싶은 아이』는 보이는 대로만 보고 듣고 싶은 말만 듣고 믿고 싶은 것만 믿는 사람들로 가득한 세상이 얼마나 야만적인지를 독자들의 눈앞에 생생하게 펼쳐 보인다. 이꽃님 작가의 전작들이 십 대들에게 건네는 다정한 위로였다면, 『죽이고 싶은 아이』는 십 대들의 곁에 선 작가가 진실이 멋대로 편집되고 소비되는 세상에 던지는 서늘한 경고라고 할 수 있다.
저자
이꽃님
출판
우리학교
출판일
2021.06.07

 

모처럼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재밌게 읽은 책이 있습니다. 제목부터 호기심을 당겨 책을 잡지 않을 수 없게 하더니, 뒷 이야기가 궁금해서 책장을 덮을 수 없고, 그 뒷 이야기가 꽤나 충격적이어서 쉽게 책을 내려놓을 수 없게 만드는 이야기. 바로 이꽃님 작가의 <죽이고 싶은 아이>입니다. 흔히 누군가가 너무 미울 때 죽이고 싶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생각만 합니다. 그만큼 밉다는 얘기일 테니까요. 밉다는 건 반대로 그만큼 좋아한단 뜻이기도 합니다. 제목에서부터 복잡 미묘한 애증의 감정을 감지할 수 있는 몰입도 최상의 소설 <죽이고 싶은 아이>입니다.


이꽃님 작가의 &lt;죽이고 싶은 아이&gt; 표지
이꽃님 작가의 <죽이고 싶은 아이>

열일곱 살 서은의 죽음, 용의자로 체포된 단짝 주연은 진짜 범인일까?

학교 공터에서 이 학교 학생 열일곱 살 서은이 싸늘한 시신으로 발견됩니다. 유력한 용의자로 서은의 단짝인 주연이 체포되면서 충격을 더하는데요. 살해도구인 벽돌에서 주연의 지문이 발견됐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정작 주연은 사건 당일을 기억해내지 못합니다. 답답한 상황 속에서 언론은 앞다투어 이 사건을 취재해 소문을 기정 사실화합니다. 누가 처음 한 말인지도 모르는 말들이 모여 매번 새로운 진실을 만들어 갑니다. 그 말에 따라 서은이 악마가 되기도 하고, 주연이 친구를 죽인 사이코패스 범인이 되기도 합니다. 알 수 없는 진실 공방 속에서 주연과 서은은 진짜 친구였을까요? 아니면 불공정한 관계였을까요? 주연이 진짜 서은을 죽였을까요?

 

처음부터 끝까지 책을 내려놓을 수 없게 만드는 최상의 몰입감

<죽이고 싶은 아이>는 결말까지 엎치락뒤치락 이야기를 휘몰아갑니다. 결말이 꽤나 충격적이고 답답해서 깊은 여운을 남기는 몰입감 최상의 이야기입니다. 출간과 동시에 영화화가 결정됐다더니 과연 그럴만 하단 생각을 했습니다. 열일곱 명의 인터뷰와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가 교차로 진행되는 독특한 구성이 몰입감을 더 높이는데요. 사람들의 증언에 따라 이야기의 흐름이 바뀌고 진실이 달라집니다. 이 사람의 얘기를 들으면 이게 진실 같고, 또 저 사람의 얘기를 들으면 그게 진실 같습니다. 세상은 그렇게 불완전한 진실에 관심이 없습니다. 그저 듣고 싶은 대로만 들을 뿐입니다. 이꽃님 작가는 진실이 중요한 게 아니라 사람들이 무엇을 믿느냐가 더 중요한 현실을 제대로 꼬집습니다. 그래서 작가는 <죽이고 싶은 아이>를 진실과 믿음에 대한 이야기라고 말합니다. 과연 진실은 뭐고, 믿음은 뭘까요? 자꾸 되묻게 만듭니다.

 

 

십 대들의 외롭고 불안한 마음을 따뜻하게 어루만져 주는 작가 이꽃님

서울신문 신문문예에서 동화 <메두사의 후예>로 등단한 이꽃님 작가는 <세계를 건너 너에게 갈게>로 제8회 문학동네 청소년 문학상 대상을 받았습니다. 시공간을 넘나들며 산 사람과 죽은 사람을 연결해주는 따뜻한 이야기가 드라마 및 영화로 제작 중이라고 합니다. 뿐만 아니라 일본과 대만, 태국에도 판권을 수출했다고 하니 작품성은 물론 대중성까지 검증받은 셈인데요. 이꽃님 작가는 <죽이고 싶은 아이> 말미에 실은 작가의 말을 통해 종종 진실에 대해 생각한다고 말합니다. 진실은 사실 그대로인 것인지, 아니면 사람들이 원하는 대로 만들어지는 것인지 그 진실은 아무도 알 수 없다고 말이죠. 작가의 치열한 고민이 고스란히 녹아있는 <죽이고 싶은 아이>입니다. 등장하는 아이들은 어른들의 욕망 속에서 지독하게 외롭습니다. 그 속에서 나름 생존방법을 터득해 치열하게 살아가는데요. 그 방법이 잘못됐다고 마냥 탓할 수만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그들에 대한 작가의 따뜻하고 안타까운 시선이 느껴져서 마음이 더 뭉클했습니다.

 

조각난 진실과 부서진 믿음

사람들은 남의 말을 너무나 쉽게 합니다. 누가 그러던데요? 아니면 말고요. 그런 무책임한 말들이 난무한 요즘입니다. 유튜브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검증되지 않은 사실을 마치 사실인양 떠벌이고 퍼트립니다. 앞으로는 진짜 정보, 진짜 뉴스를 가리는 게 매우 중요한 일이 된다고도 합니다. 가짜가 난무한 세상 속에서 우리는 진실과 믿음을 어디까지 어떻게 지킬 수 있을까요? <죽이고 싶은 아이>는 조각난 진실과 부서진 믿음 속에서도 결국 진실은 언젠가 밣혀진다는 오래된 명제를 믿고 싶게 만듭니다.


십 대인 두 딸에게 <죽이고 싶은 아이>를 강력하게 추천했습니다. 다 읽고 나면 같이 나눌 수 있는 이야깃거리가 참 많을 것 같습니다. 이렇게 몰입감 높은 소설을 읽다 보면 책 읽는 재미에 빠지지 않을까 라는 일말의 기대가 숨어있음을 고백합니다. 육아에 있어, 특히 독서 교육에 있어 기대는 금물이라고 하지만, 그래도 슬며시 기대를 걸어보게 만드는 <죽이고 싶은 아이>였습니다.

 

 
죽이고 싶은 아이(우리학교 소설 읽는 시간)
십 대들의 외롭고 불안한 내면을 따뜻하게 어루만져 주는 작품으로 주목받아 온 이꽃님 작가가 결말을 예측할 수 없는, 놀랍도록 흡인력 있는 작품으로 돌아왔다. 『죽이고 싶은 아이』는 한 여고생의 죽음이라는, 결코 평범하지 않은 이야기를 통해 독자들에게 진실과 믿음에 관한 이야기를 건넨다. 소설의 주인공인 주연과 서은은 둘도 없는 단짝 친구다. 두 사람이 크게 싸운 어느 날, 학교 건물 뒤 공터에서 서은이 시체로 발견되고 가장 유력한 용의자로 주연이 체포된다. 그런데 어찌 된 일인지 주연은 그날의 일이 도무지 기억나지 않는다. 주연은 정말 서은을 죽였을까? 이야기는 주연과 서은에 대해 증언하는 열일곱 명의 인터뷰와 주연의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가 교차되는 독특한 방식으로 전개된다. 인터뷰이에 따라 주연과 서은이 어떤 아이였는지, 둘의 관계는 어땠는지가 시시각각 변모해 간다.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며 독자를 혼란에 빠뜨리는 예측 불가능한 전개는 독자들에게 끝까지 책을 손에서 놓지 못하게 하는 엄청난 몰입감을 선사한다. 『죽이고 싶은 아이』는 보이는 대로만 보고 듣고 싶은 말만 듣고 믿고 싶은 것만 믿는 사람들로 가득한 세상이 얼마나 야만적인지를 독자들의 눈앞에 생생하게 펼쳐 보인다. 이꽃님 작가의 전작들이 십 대들에게 건네는 다정한 위로였다면, 『죽이고 싶은 아이』는 십 대들의 곁에 선 작가가 진실이 멋대로 편집되고 소비되는 세상에 던지는 서늘한 경고라고 할 수 있다.
저자
이꽃님
출판
우리학교
출판일
2021.06.07

 

https://youtu.be/rv290prQP98

보고듣는 독후감 <죽이고 싶은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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